1.
내가 나를 연기하고 있는 것 같은 때가 있다. 우르르 몰려 다니며 왁자지껄 했던 중학교 때 그 기분을 처음 느낀거 같다. 그 뒤로도 수없이 많은 내가 나를 감추고 속이면서 살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일기도 그렇다. 사람들이 이런 걸 보고 나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의식하다 보면 어느새 깎이고 덧칠된 내가 있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 할까 두려운 걸까? 내가 나에게 실망 할까 두려운걸까? 일기를 쓰는 나, 나에게 거짓말 하는 나. 차라리 입을 다물고 있는게 나을까?
2.
용서나 타협할 수 없는 지점이 있다. 차츰 쌓여서 폭발 할 수도 있는 거고. '깨졌다'는 표현은 결코 연인 사이에서만 쓰는 표현이 아니다. 내 안에서 무언가 깨지면 냉담해지고 관심이 사라지다 어느 순간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 지경에 이른다. 이러저러해서 어쨌다, 미안하다 해서 눈 녹듯 사라질 수도 있으련만. 스스로도 질리는 차가운 모습이다. 모든 상처나 실망에 그리 반응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그 지점이 대체 어디인가 하면 그건 또 잘 모르겠단 말이야.
3.
그래도 밉살스럽기 보단 냉담한게 낫지. 어쩌면 난 둘 다 일 수도 있겠다는 암울한 생각도 들긴 하지만, 어쨌든. 밉살스럽다는 말 누가 만들었냐 어감과 뜻의 어울림이 진짜 딱이야! 그 순간 만큼은 정말 부모의 원수급으로 욱하는 심정. 곁에 있었다면 콱 쥐어 박고 싶었을 거야. 입을 꿰매고 싶었거나. 부모의 원순데 그 정도면 관대 한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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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차피 너는 --했을거잖아 라는 말이 실제로 맞았냐 틀렸냐는 중요치 않다. 더이상 기대가 없단 뜻으로 느껴져서 별로 라는 거지. 더 잘 알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으냐 해야 하나? 기분 좋은 예상은 그런게 아니다. 니가 좋아할 거 같아서 --했어 정도라면 모를까. 그 또한 실제로 맞고 틀렸고가 중요치 않은 말인데 말이다.